[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대학생 알바 현장 '무법천지'... "아는 것이 힘"
  • 등록일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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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알바 현장 '무법천지'... "아는 것이 힘"

편의점 청소시간도 근로시간... 첫 출근 교육시간도 근무 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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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노동환경에서의 문제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자료이다. ⓒ Gemini


"사장님 말이 법처럼 느껴졌어요." 춘천 한림대에 재학 중인 한아무개(사회·2년)씨는 첫 아르바이트에서 교육 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 편의점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3일간 출근해 업무를 배우고 도왔지만, 점주는 "해당 시간은 교육을 위한 것이라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씨가 뒤늦게 가족과 상의한 뒤 문제를 제기하자, 점주는 "수습 기간"을 이유로 "최저임금의 70%만 받아도 괜찮냐"고 고압적인 자세로 되물어 왔다.


같은 대학 배소윤(경영·3년)씨는 2년이나 근무했던 음식점에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근무 종료 당일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아 사실상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배씨는 점주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응해도 소용없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결국 노동청 신고를 거쳐 합의금 형태로 약 200만 원을 지급받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합의금은 배씨가 근무 기간중 연차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20일이 넘었고 200만 원이 넘는 이 연차수당을 받아낸 것에 불과했다. 연차 수당을 요청하니 이를 거부하면서도 "외부에 알리지 말라", "문제를 삼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부당한 압박을 하다 노동청 신고가 들어가니 밀린 수당을 준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처럼 근로 시작 단계부터 퇴사 이후까지, 대학생 근로자는 각기 다른 대목에서 다양한 형태의 권리 침해 상황에 처할 수 있는데 대부분 이들은 대학생 근로자의 '정보 부족'에 기반하고 있다. 알바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은 근로계약서 작성, 연장·야간근로수당, 퇴직 후 임금 정산 등 기본적인 권리 사항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씨는 "기준을 잘 알지 못해 매장 청소 시간이 근로 시간에 포함되는 것인지,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뚜렷한 위계 역시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은 사업주가 채용과 근무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위치에 있다고 인식해 부당함을 겪고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실제로 한림대 주아무개(사회·2년)씨는 근로계약서를 근무 시작 후 약 반년이 지나서야 작성했고, 야간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급여일이 지나서야 임금이 입금되는 일이 반복됐고, 주 15시간 이상 근무했음에도 8시간 근무자와 동일한 시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명백히 부당한 상황에 처했던 주씨조차 "문제라고 느꼈지만 사장에게 미움을 받을까 우려돼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무법인 '가을'의 대표 노무사를 맡고 있는 정정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근로계약서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용자의 의무"라고 강조한다. 그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근로조건은 서면으로 명시돼야 한다"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근로가 이뤄졌다면 노동법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이뤄진 교육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근로시간의 범위와 관련해 청소 시간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지적된다.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마감 청소나 오픈 준비 등과 같이 업무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 청소는 근로시간에 해당하며, 해당 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위법 소지가 있다.


정 교수는 수습 기간 임금도 대학생 근로자가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최저 임금 감액은 1년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한해 수습 3개월 이내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며, 그 경우에도 최저 임금의 90% 이상은 지급돼야" 한다. 정교수는 "편의점이나 음식점과 같은 단순 업무의 경우 해당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임금을 낮추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응을 위해서는 대화 녹음, 근무 시간, 급여 내역, 문자 및 통화 내용 등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대화 녹음을 불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따르면 당사자가 직접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며 분쟁 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임금 체불이나 부당해고 등 노동 문제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으며, 국번 없이 1350번으로 연결되는 고객상담센터를 통해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는 더 이상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될 수 없는 엄연한 노동이다. 근로를 시작하기 전 근로계약서 작성과 기본적인 노동 기준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실립니다.이소희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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