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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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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핀란드 오울루대학 연수후기- 현창완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11-06 13:54:03 조회수 1150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해외임상실습 수학 보고서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① Application paper : 오울루 대학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제출합니다.
* 사진
* 영문 학적 증명서
* 영어 성적표 (TOEFL)
* 그 외 사이트 내 양식


② 오울루 대학 교환학생 담당자 (Virpi Parkkila, Virpi.Parkkila@oulu.fi)에게 연락이 오면 지시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궁금한 점은 모두 메일로 물어보면 잘 답변해 주십니다. 신청서를 작성하는 사이트에 설명이 자세히 잘 나와있으니 꼼꼼하게 읽으시고 진행하면 됩니다.

2. 비자 및 항공

비자 필요 없음. 핀란드는 3개월 동안은 무비자로 방문 가능합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① 저는 Traumatology 2주, Hand Surgery 2주로 총 4주간 실습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실습 시간은 평일 8:00 ~ 15:45입니다. 정해진 일정은 크게 없습니다. 저는 수술을 보는 과에서 실습을 했기 때문에 그날 일정에 따라 수술을 보던지 외래를 참관하던지 스스로 정했습니다. 아침 컨퍼런스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그날 그 과의 일정이 끝나면 같이 퇴근하면 됩니다.

② 실습은 한국에서처럼 열심히 한 만큼 배울 수 있습니다. 핀란드어를 못한다 해도 영어로 충분히 잘 설명해주시니 괜찮습니다. 핀란드 선생님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 하십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물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궁금해 하지 않는다면 먼저 설명해주는 일은 자주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환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는 먼저 설명을 듣고 나중에 집에서 배운 것에 대해 좀 더 찾아보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수술은 한국과 거의 유사하게 참관하게 됩니다. 원한다면 어시스트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돌지 못했거나, 좀 더 보고 싶은 수술을 하는 과를 선택한다면 기대하는 만큼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마이너 과를 1주일밖에 실습을 하지 않아서 핀란드에서 정형외과와 성형외과를 선택했습니다.

③ 교수님들이 전부 친절하게 잘해주십니다. 하지만 교환 학생을 먼저 신경 쓰시는 분은 별로 없습니다. 본인이 궁금한 것을 열심히 물어보고 배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실습 강도를 따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④ 저희가 교환학생을 가는 7월에는 핀란드 정규 학기가 끝날 때입니다. 하지만 인턴과 비슷한 개념으로 병원에서 일을 하며 실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과마다 다르겠지만 진짜 의사와 같이 환자를 보기도 하고, 서류 업무만 하거나, 교환학생들처럼 참관만 하기도 합니다. 저랑 같이 실습을 한 학생들은 대부분 참관만 했습니다. 그래도 친해지기는 쉬우니 먼저 다가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핀란드 학생들과 많이 친해져 실습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고, 주말에 같이 놀러나가는 등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⑤ 실습을 하는 과에서 가장 높으신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으로 정해진 것 같지만, 사실상 지도교수님이 저희를 특별이 관리하지는 않습니다. 교수님들과 레지던트 선생님들은 본인들의 스케줄을 열심히 하고 저는 알아서 따라가 참관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7월이 한창 다들 휴가를 떠나는 시기라 어떤 분이 교환학생을 담당할지는 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먼저 연락드린 교수님이 휴가를 가셔서 다른 분이 급하게 저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① 핀란드에서 기숙사는 PSOAS라는 단체에서 따로 제공을 합니다. 캠퍼스에 기숙사가 있지 않고 도시 곳곳에 아파트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PSOAS를 쓰지 않고 교환학생 담당자를 통해 안내받은 병원 자체 기숙사(Medikiinteistöt Oy)를 썼습니다. 병원까지 걸어서 10분이니 실습을 하기에는 훨씬 더 수월 할 것 같습니다. 가격은 1달에 약 35만원 정도입니다. 제가 사용한 방은 시설이 어느 정도 갖추어 있었지만, 핀란드에는 가구가 전혀 없는 방도 있다고 하니 잘 알아보고 준비하시면 됩니다. 병원 기숙사(Medikiinteistöt Oy)에서 병원까지는 걸어서 10분입니다. 하지만 먼 기숙사에서 산다면 자전거를 추천합니다. 버스는 1회권이 3.3유로로 비싸기 때문에 부담스럽습니다. 오울루는 작은 도시이므로 자전거로도 어디든지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② 오울루 대학교에서 따로 제공하는 학생 활동은 없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에게 안내를 해주는 kummi student를 붙여주어서 그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들 친절하게 우리를 도와주려하니 부담 없이 도움을 청하고 같이 다니면 훨씬 생활이 재밌을 것입니다.

③ 오울루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 근처에 자주 가게 될 것입니다. 시내는 병원에서 자전거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시내에는 마트, 쇼핑센터 등 방문할 곳이 많으니 잘 이용해시면 됩니다.

5. 여행

오울루는 수도인 헬싱키와 비행기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핀란드 북부 도시입니다. 인구도 없고 조용한 곳이라 특별이 여행을 갈 곳은 많지 않습니다. 버스로 몇 시간 더 가면 산타마을로 유명한 “라플란드”가 있지만 저는 시간이 부족해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핀란드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오울루 자체에서도 즐길 거리가 풍부합니다. 해변을 가던지, 숲에서 캠핑을 하던지 찾아보면 생각보다 재밌는 것들이 많으니 주말을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6. 평가

저는 작년에 교토부립대학으로 해외임상연수 프로그램을 갔었습니다. 그 때 배우고 느낀 경험이 너무 소중해서 이번에 다시 핀란드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이웃나라기에 우리나라와 많이 비슷했다면 핀란드는 아시아권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유럽의 의료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움을 직접 보고 느끼고 것 자체가 재미있었고 유익했습니다. 한국 의료교육에 익숙해져만 가는 저에게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먼저 한국과 비교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면, 의사들끼리의 분위기가 굉장히 달랐습니다. 교수님들과 레지던트 선생님들과의 상하 관계를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선배와 후배 관계로 편하게 가르침을 주고받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아침 컨퍼런스가 인상 깊은데, 모든 선생님들이 커피 한잔씩을 들고 편하게 스크린 앞에 둘러앉아 자신들의 의견을 마음껏 나누었습니다. 제가 핀란드 언어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내비치는 존중과 신뢰는 확실히 인상 깊게 느꼈습니다.

또, 트레이닝 시스템이 한국과 달랐습니다. 핀란드 의대 학생들은 졸업하고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지 않고 1차 의료 환경에서 2년 동안 일을 하게 됩니다. 2년간의 과정이 있어서인지, 그 후 레지던트가 되면 한국보다 주도적으로 환자를 맡게 됩니다. 예를 들면 레지던트 1년차 선생님이 6개월 만에 아무의 도움도 없이 바로 간단한 수술을 혼자 집도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또, 외래 대부분은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보게 됩니다. 한국의 큰 대학병원은 4년의 훈련 기간 동안 수술을 스스로 집도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에 비하면 핀란드의 레지던트는 좀 더 주도적인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을 다르고 장단점도 있겠지만, 핀란드 의사 선생님들에게 큰 책임과 업무가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환자들은 모두 의사를 존중하고, 의사도 환자에게 친절과 정성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의사-환자 관계에서의 갈등은 전혀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실습을 한 한달간 단 한번도 서로 언성을 높인다든지, 짜증이 섞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치료의 효과도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환자를 대하는 방법은 한국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좀 더 환자 한명 한명에게 시간을 더 쓰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투자한 만큼 관계가 잘 형성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작년에 뭐든 새로운 기회가 생기면 부딪혀 보고 배움을 얻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설렜습니다. 그리고 제 여름 실습은 역시나 예상한대로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1달동안의 짧은 시간이어서 아쉬웠지만, 낮선 외국에서 의학을 배우는 일이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인 것을 알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잘 다녀왔습니다. 제 대학 생활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고 이제 곧 무거운 책임감은 갖은 의사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어떤 식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여름 실습에서 배운 경험이 나중에 제가 의사 생활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