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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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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일본 나고야시립대학 연수후기 - 차지음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6-15 16:35:28 조회수 1109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해외임상실습 학생으로 선발되고 나면 일주일정도 지난 2월말쯤에 한림대의 강문희 선생님(tillbest@hallym.ac.kr), 윤배연 선생님(byyoon@hallym.ac.kr)과 나고야시립대의 Sanae Ito 선생님(itou-sanae@sec.nagoya-cu.ac.jp)으로부터 메일이 옵니다. 먼저 서류를 준비해서 보내야 하는데 필요한 서류는 아래 6가지입니다.
1. Program Application
2. Dormitory Application
3. Certificate of Enrollment
4. Immunization Certificate
5. Insurance Certificate
6. Passport copy
위 서류들을 차례로 정리해서 하나의 pdf 파일로 만든 후 메일로 먼저 제출하고, 원본은 우편으로 송부하면 됩니다.
Program Application과 Dormitory Application은 메일로 보내주시는 양식에 맞춰 작성하면 됩니다. 재학증명서는 한림대학교 학관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지만 직접 갈 수 없는 경우 인터넷을 통해서도 발급받을 수 있는데 저는 수수료로 1000원이 들었습니다. Immunization Certificate이 가장 머리 아픈 부분인데, Mumps, Measles, Rubella, Chicken pox, Hepatitis B virus, TBc에 대한 항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채혈을 통해 항체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저는 동탄성심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님께 조언을 구하고, 예방접종 확인서와 PPD skin test로 대체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교수님 외래로 아기수첩을 가져가면 영문 예방접종 확인서를 작성해주시고, 따로 PPD skin test도 처방해주십니다. 그 두 장의 서류를 제출하였고 별 문제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외래와 PPD skin test, 영문증명서 발급에 총 5-6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여행자 보험의 경우 저는 서류상으로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인터넷에서 싼 보험을 들었습니다. 한달 기준으로 14000원 정도 들었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메일로 가입확인서가 오는데 그걸 출력해서 스캔하면 됩니다. 여권은 스캔해서 보내시면 됩니다. 스캔하는 데는 Camscanner 앱을 사용했습니다.

2, 비자 및 항공
일본에 다녀오는 데 비자는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고야에는 나고야중부공항이 있어서 그 공항으로 가는 항공권을 구매하면 되고, 왕복 2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선발되고 나면 실습희망과를 지원하는데 1지망과 2지망이 있습니다. 저와 혜진이는 둘 다 산부인과와 외과를 지망하였는데, 운이 좋게도 둘 다 받아들여져서 2주씩 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습 첫날 둘이 따로따로 2주씩 돌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소화기외과 2주를 돈 후 산부인과 2주를 돌았습니다. 일본 PK 학생들은 5명이 한조가 되어 실습을 도는데 저희는 해당기간에 해당과를 도는 조의 학생들과 함께 실습을 돌게 됩니다. 저는 일본어를 못하는데 조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한명씩 있어서 그 친구들이 저의 통역을 담당해 주었습니다.

소화기외과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나 8시 30분에 있는 컨퍼런스로 시작하고 그 외의 스케줄은 그날그날 수술을 보기도 하고 수업, 외래참관, 회진 등이 있기도 합니다. 첫날에는 아침에 교학팀에 들렀다가 외과 선생님을 만나 바로 수술방에 들어갔습니다. 학생들은 제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이것 저것 알려주며 잘 챙겨주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굉장히 반겨주시고, 매우 친절히 대해주셨습니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영어를 하실 수 있기 때문에 수술방이나 외래에서는 일본어와 영어를 번갈아 가며 설명해주셨습니다.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의학용어를 일본어로 쓰지만, 한국에서는 영어로 배우기 때문에 영어로 설명해주실 때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때는 중간중간 영어로 설명해주시긴 했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대부분 일본어로 수업하셔서 못 알아듣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자를 읽을 수 있다면 슬라이드의 내용을 읽으면서 대략적인 내용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본 학생들은 선택적으로 수술 참관을 하는데, 저는 일본어를 잘 못해서 그런줄도 모르고 매일매일 수술방에 들어갔습니다. 어시스트도 시켜주시는데, 한국에서는 학생으로써 절대 해볼 수 없을 harmonic, I-drive 같은 기구 사용도 시켜주셔서 너무 떨리고 흥미로웠습니다. 수처도 시켜주시는데 일본학생들은 대부분 본과 3학년 때는 안시켜주시고 본과 4학년 때 소화기외과를 선택실습하는 학생만 시켜주는 분위기라 제가 수처하는걸 굉장히 신기해하시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회진은 한국처럼 매일 오전 오후를 도는게 아니고 한주에 한 번씩 돌아서 좋았는데 저는 한주만 돌아서 더 좋았습니다.
참고로 화요일 점심시간에는 제약회사에서 설명회를 하고 도시락을 줍니다. 일본도 한국이랑 똑같구나 느꼈습니다. 아주 맛있는 고급 도시락을 먹을 수 있습니다.


산부인과는 산과 1주, 부인과 1주로 다시 나눠집니다.
먼저 산과 1주를 보면 수요일이 로컬파견처럼 되어있는데 사실 아니고,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수술 참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오전에는 NICU 회진, 오후엔 NICU 컨퍼런스, 목요일 오후엔 양수천자 참관이 있으며 나머지 시간엔 외래참관이나 예진, 자연분만 참관, 강의 등이 있습니다. 산과 수술은 제왕절개 수술이고, 대학병원이라 고위험군이 많기 때문에 쌍둥이 분만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수술실에서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필요한 것을 잘 설명해주십니다. 자연분만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시고 참관하게 하십니다. NICU 회진 때는 신생아 진찰을 시켜주시는데 소아과 때 배웠던 것을 되살려서 해보면 좋고 그냥 아기들이 너무 귀엽습니다. NICU만 도는게 아니라 산과 환자들 회진도 도는데 그때 레오폴드 촉진법도 시켜주시고 도플러로 태아 심박수 측정도 시켜주십니다.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참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양수천자 역시 한국에서는 잘 시행하지 않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참관이 좋은 기회입니다. 외래참관은 한국보다 더 개방적인 분위기라서 더 잘 배울 수 있고 도움이 됩니다. 예진은 현지 학생들만 시키시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외국인 환자가 오면 영어로 예진을 시키실 수도 있습니다.
부인과 1주 중에는 역시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만 수술 참관이 있고 월요일 오후에 자궁난관조영 인터벤션 참관이 있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대부분 외래참관이나 예진을 하고, 강의도 있습니다. 인터벤션은 한국에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보는게 도움이 되고, 나머지 수술, 외래참관, 예진 등은 산과와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먼저 기숙사부터 설명하겠습니다.
1번에서 설명드린 기숙사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외국인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기숙사라고 해서 서양식 건물을 상상하면 안되고 오래된 일본 건물입니다. 하지만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한국에서는 좀처럼 드문 1인실이라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기숙사비는 모든 수도세와 전기세를 미리 포함하여 하루에 만원 정도로 4주동안 약 30만원 정도에 에어컨을 맘껏 틀며 1인실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비는 실습 전에 미리 메일로 공지해주고, 실습 첫날 국제교류팀에 가서 현금으로 냅니다. 방 안에는 욕조가 있는 화장실, 가스렌지, 전자렌지, 냉장고, 세탁기, 책상 등이 있습니다. 또, 이불과 베개, 쓰레기 봉투, 세탁용 세제, 주방용 세제, 냄비, 컵, 젓가락 등이 준비되어 있어서 따로 준비해가거나 살 필요가 없어 편리했습니다. 기숙사는 사쿠라야마역에 있는 병원과는 조금 떨어진 카와나역 근처에 있어서 주로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저희는 학교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실습기간동안 이용했고, 비가 오는 날에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로는 10분 정도, 자전거로는 15분 정도 걸립니다. 가끔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끌고 올 일도 생기는데, 도보로는 20-30분 정도 걸립니다. 기숙사 내에 인터넷은 따로 없어서 신청해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는데, 어차피 병원에서도 와이파이가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포켓와이파이를 준비해가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하루 2000원 정도 되는 포켓와이파이를 준비해가서 늘 가지고 다니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다음으로 캠퍼스 내 시설을 설명하겠습니다.
의대캠퍼스인 사쿠라야마 캠퍼스 내에는 식당이 두군데 있는데, 병원식당과 학생식당입니다. 병원식당은 병원 6층에 있는데 병원직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합니다. 놀라운건 우리병원과는 다르게 가짓수가 매우 많습니다. 코스 A,B,C, 일식 면요리, 중식, 양식 등 평균적으로 6가지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가격대는 300엔에서 700엔 정도까지 다양합니다. 학생식당은 병원식당보다 가짓수는 더 적고,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먹고 싶은 걸 몇 개 골라서 계산하고 먹는 방식입니다. 가격은 평균 400엔 정도입니다.
나고야의과대학 캠퍼스 안에는 의학도서관이 있습니다. 우리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의학도서관에 놀랐습니다. 잘 찾아보면 한국서적도 있고 암튼 책이 아주 많습니다. 학생들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쉬는 용도로 이용합니다.
병원과 기숙사 주변에 관광지나 쇼핑할만한 곳은 없습니다. 병원 주변 식당으로는 돈코츠라멘이 맛있는 사쿠라야, 나고야명물인 미소니코미(된장우동)로 유명한 체인점 야마모토야, 규동 체인점 요시노야 등이 있고, 병원 근처에 있는 코메다 커피는 나고야의 오래된 다방 체인점으로 일본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입니다. 기숙사 근처에는 Max Value라는 큰 마트가 있습니다. 이마트같은 곳이라서 이곳에서 각종 식품들과 생필품을 살 수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쇼핑을 하려면 사카에역이나 나고야역 근처로 가는 것이 좋고, 나고야에서 먹어보아야 할 것들을 추천드리자면 히츠마부시(장어덮밥), 미소카츠(된장돈까스), 미소니코미, 츠케멘(찍어먹는 라멘), 테바사키(닭날개튀김) 정도가 되겠습니다.

5. 여행
나고야라는 도시는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도시이고, 실제로도 나고야에서는 한국인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본에서 대도시인 만큼 가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사카에역과 나고야역 주변이 번화가로 백화점들이 많고, 특히 사카에역 주변에는 나고야 테레비타워, 선샤인사카에 대관람차, 오아시스21 등이 있어 야경을 보기에 좋습니다. 시내에서 더 멀리 나가보면 오스칸논과 오스시장, 일본 3대 성 중 하나인 나고야성, 잘생긴 고릴라로 유명한 히가시야마 동물원, 나고야항의 아쿠아리움, 2017년 4월에 개장한 레고랜드 등이 있습니다.
또 나고야에는 맥주공장도 두 군데나 있는데, 한국에서도 유명한 기린맥주와 아사히맥주 공장입니다. 이 맥주공장들은 미리 예약을 해서 갈 수 있고, 가서 공장 구경을 한 후 무료 시음도 세잔씩 할 수 있는데 무료입니다.
공항에서 가까운 도코나메라는 지역은 도자기로 유명한 곳으로 지도에 나오는 코스를 따라 걸어다니면서 즐겁게 구경할 수 있고, 근교로는 이세가 있는데 이 이세는 신궁으로 유명합니다. 이세신궁을 구경하고, 그 옆에 쭈욱 펼쳐진 상점가인 오하라이마치를 따라 걸으며 유명한 아카후쿠, 이세우동, 카키코오리 등도 맛보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6. 평가
이번 교환학생을 통해 일본의 의과대학 학생들은 어떻게 실습을 하고 일본병원의 의료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경험하며, 이를 통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은 세계를 무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제가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영어로도 의사소통은 할 수 있어서 병원실습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제가 일본어를 할 수 있었다면 모든 말들을 이해해서 일본의 병원 분위기를 더 잘 알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과대학과 한국의과대학은 학부과정 6년, 수련의 5년으로 동일하고, 교과과정이나 국가고시 등도 전반적으로 비슷합니다. 다만 한 가지 큰 차이점은 한국의과대학에서는 의학용어를 한글과 영어 두 가지 모두로 배우는 반면, 일본의과대학에서는 모든 의학용어를 일본어로만 배운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교수님들 정도만 영어 텀을 아시고, 학생들은 영어 텀을 거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점이 일본 내에서는 저에게 어려움이 되었지만, 글로벌 시대에 세계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일본학생들에게 어려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외과 실습을 돌고 바로 간 것이었는데, 그 때 수처 등을 실제로 해보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학생들에게 스크럽을 세우긴 하지만 직접 해볼 기회는 잘 주지 않는 것 같았는데 저는 유학생이라 그런지 수처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해볼 수 없었던 하모닉이나 I-drive 등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신기하고 흥미로웠습니다.
현지 학생들을 보면서 가장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두 가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하는 것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학교와는 다르게 전체 6학년들이 한 캠퍼스에 모여있고 동아리도 운동동아리들이 많아서 운동동아리의 활동이 굉장히 활성화되어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시기든, 실습을 하는 시기든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예과 때는 과외를 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본과에 올라가면 공부하느라 바빠서 과외를 하는 학생이 거의 없는데, 일본 학생들은 전학년의 많은 학생들이 과외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왠지 우리나라보다 학교생활이 덜 힘들기 때문일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실습학생들은 병풍처럼 뒤에 가만히 서서 구경만 하고 누군가 뭔가를 시켜주시기 전까지는 나서지 않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일본 실습학생들은 자신이 보고싶은 것을 찾아가서 보고, 의료진처럼 직접 참여도 하는 모습이 몹시 인상깊고 본받을 만 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일본에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참관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가서 보고, 또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돕는 등 더 능동적으로 실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