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열기

로고 모바일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글 보기
2016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연수 후기 - 류한나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7-08-18 14:55:29 조회수 1140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파도바 대학교는 제출 서류가 비교적 간단한 편입니다.
교환학생 신청 및 실습 과 배정 등 거의 모든 사항 등에 대해서는 파도바 대학의 International office의 Dr. Scarsi가 담당하는데 저희는 그의 조교인 Valeria와 계속 메일을 주고 받았습니다.(메일 주소 :erasmus.medicinachirurgia@unipd.it)
먼저 4월 8일에 이메일로 Letter of Acceptance를 받았고 이 때 두 가지 서류만을 요구했습니다. 첫째로 도착 1달 전까지 Immunization review를 제출해야했고(지정양식이 있음), 도착 1주일 전까지 Copy of liability insurance를 제출해야했습니다. 첫 번째는 정해진 양식을 아기수첩과 항체검사 등을 통하여 채워서 제출했고, 두 번째는 여행자보험을 가입하여 영문 복사본을 보냈습니다.
작년 선배님께서 숙소 때문에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번에는 저희가 먼저 기숙사에 대한 문의를 Valeria에게 하였고 저희에게 관련 링크(ESU service: http://www.esupd.gov.it/en/our-main-activities/accommodation-services)를 보내주어서 기숙사를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 시작 첫날에는 Valeria가 메일로 보내준 Internation office 지도를 보고 그곳으로 바로 가면 됩니다.( 오피스가 오전 10시부터라 그때까지 가면 됩니다.)




2. 비자 및 항공

이탈리아는 90일 무비자로 체류 가능한 국가로 비자는 발급받지 않았습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저는 첫 2주는 같이 파견된 최병철 학생과 함께 순환기 내과 실습을 돌았고, 뒤의 2주는 혼자 소아 혈액종양 내과 실습을 돌았습니다.
⓵ 순환기 내과의 경우 한국 병원에서의 내과 실습 일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전 회진이 대략 9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시간까지 병동에 도착하여 가운으로 갈아입고 회진을 돌았습니다. 회진은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회진이 끝난 후에는 교수님이나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그날그날 활동들을 배정해 주셔서 그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실습은 점심시간 이전에 끝난 적이 많았습니다. 토요일 실습은 없었습니다. 소아 혈종의 경우 1주일은 병동에서, 다음 1주일은 외래에서 실습을 돌았습니다. 소아 혈종에서의 회진은 순환기 내과처럼 한 번에 도는 것이 아니라 각 주치의 들이 맡은 몇 명의 환자들만 따로 도는 방식이어서, 저는 각 주치의 선생님들께서 회진 때마다 같이 가겠냐고 먼저 물으시면 함께 동행 하는 식으로 해서 회진을 돌았습니다. 보통 오전 시간에 산발적으로 회진을 돌았고 간혹 며칠은 점심 먹으러 다녀와서 이후에도 일정이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오전에 회진이 끝나면 오후에는 문서 작업 위주라 실습 일정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외래 도는 1주일 동안은 오전 중에는 여러 선생님들의 외래 진료실에 앉아 참관을 하였고 오후에는 회의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⓶ 순환기 내과 회진을 돌때는 모든 의료진들이 이탈리아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사실 이때는 특히나 초반이라 알아듣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회진이 끝나고 난 뒤 교수님이나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특이하거나 전형적인 케이스의 환자들에 대해 설명해 주시거나 함께 신체진찰을 해볼 기회를 주십니다. 특히 심잡음을 청진할 기회를 여러 번 주셨고, 환자분들도 학생들이 신체진찰 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여러 번 들어 확실히 익힐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심혈관조영술 결과 들에 대해서도 전형적으로 잘 보이는 케이스들에 대해서는 영어로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소아혈종에서도 여러 선생님들께서 환자 기록지를 먼저 보여주시며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미리 설명을 해주시고, 회진 후에도 회진 내용을 저를 위해 영어로 번역해 주셨습니다. 파도바 대학교 병원 은 소아과가 유명하여 모든 분과별 전문성이 잘 살아있고, 혈액종양 파트에서도 다양한 환자들이 입원해있었는데 저희 병원 소아과에서 실습을 도는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말 그대로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케이스의 환자들을 빠짐없이 모두 보고 직접 진찰도 해볼 기회도 주어져서 매우 배울 점이 많고 유익했습니다. 책으로만 달달 외우던 환자의 증상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진찰로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외래 진찰 시에도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앞에 있더라도 저에게 10분 가량을 할애하여 환자에 대한 이전의 진찰 기록들을 영어로 빠짐없이 요약해서 설명해 주셔서 외래 참관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⓷ 실습 강도는 세지 않고, 분위기 또한 매우 자유롭고 좋습니다. 이탈리아 실습 시스템은 궁금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물어도 좋고, 만약 더 이상 살펴볼 케이스나 검사 등 일정이 없다면 언제든 자유롭게 귀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소아혈종 역시 실습 강도는 세지 않았고 분위기 또한 좋았습니다. 주치의 선생님들은 저를 회진에 데려가실 때 항상 회진 전 환자에게 한국에서 온 한나라고 소개 해주시며 서로 인사를 나누게 해주셔서 저를 진료에 조금이나마 참여할 수 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⓸ 순환기 실습을 같이 돈 이탈리아 피케이 학생이 정말 영어를 native speaker 수준으로 잘하는 학생이어서 회진 때마다 교수님과 환자가 나누는 회진 내용을 바로바로 영어로 동시통역을 해주어 실습 내내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소아 혈종 때는 같이 실습을 돈 학생이 없었습니다.
⓹ 순환기 내과에서 저희를 담당해주셨던 지도 교수님은 Renato Razzolim 셨는데 실습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따스하고 인자하게 저희를 잘 살피고 챙겨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회진은 항상 레지던트 선생님들 없이 교수님과 인턴선생님 여러 명 하고만 돌아서 레지던트 선생님의 소개를 듣고 이럴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회진 후 저희를 찾아 여러 환자분들의 신체진찰을 해볼 기회를 주셨습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⓵ 기숙사는 저희가 5월 초에 미리 컨펌을 받아 파도바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주 할 수 있었고 저희가 생활했던 기숙사의 이름은 Residenza Copernico였습니다. 이곳은 주로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사는 기숙사였고, 0층~4층 까지 있는 5층 건물이었습니다. 방은 1인실에 화장실 및 샤워실만 바로 옆방과 공유해서 쓰는 구조였고 침대(이불은 아니고 담요가 제공되는데 덮고 자기 무난함), 책상, 의자, 옷장, 서랍장 등이 있는 풀옵션이고 에어컨도 있어 무더운 이탈리아의 여름을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숙사에는 아주 큰 부엌이 두 개가 있고 부엌에는 냉장고 7~8대, 인덕션, 전자레인지, 오븐 등이 모두 구비되어 있었고 식사할 수 있는 식탁과 의자들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세탁실, 시청각실, 독서실, 컴퓨터실, 탁구대 등등 필요한 모든 편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한 달 간의 파도바 생활동안 전혀 불편함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비 또한 285유로(당시 환율로 한화 360,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기숙사에서 병원은 도보로 약 10분 가량 소요되었습니다.
기차역에서 기숙사까지는 버스로는 7~8분 정도이나 버스가 자주 오지 않고(한 시간에 3~4대), 자전거로는 15분, 도보로는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버스는 한 번에 1.5유로 정도라 거의 이용하지 않았고 파도바 시 공공 자전거인 Goodbike Padova가 한 달에 이용요금이 10유로여서 파도바 시내에서는 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전거도 정거장이 한정되어 있고, 정거장마다 항상 자전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가게 될 학생들은 www.facebook.com/groups/vendo.bici.padova 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하여 중고 자전거를 구입하여 생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싸게는 20유로 초반 대 부터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달 후 파도바를 떠날 때 이 페이지를 통하여 다시 자전거를 팔고 가도 됩니다. 학생식당은 병원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하나(점심, 저녁 모두 운영)가 있고, 기숙사에서 걸어서 그 정도 되는 거리에 또 하나(점심에만 운영)가 있습니다. 기숙사에 입사하게 되면 흰 색 카드를 받게 되는데 이 카드를 이용하여 기숙사 문을 출입할 수 있고, 또 학생식당에서 밥을 사먹으려면 꼭 이 카드롤 지참하여 계산 할 때 제시하여야 합니다. 학생식당은 저와 병철이가 모두 입모아 파도바 최고의 맛집이라고 칭했을 정도입니다. 6.2유로라는 가격에 파스타 또는 리조또 여러 종류 중 택 1 + 고기나 생선 여러 메뉴 중 택 1 + 감자튀김, 야채볶음 샐러드 등의 사이드 메뉴 중 택 1 + 커피, 과일, 요거트, 케익, 슬러쉬 등 디저트 메뉴 택 1 이렇게 코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매우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메뉴도 매일 바뀌고 다양하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괜히 여러 맛집 찾으려 헤매지 마시고 학생식당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⓶ International Office에서 소개해준 영어 모임이 있는데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한 bar에 대학생, 직장인 상관없이 파도바 내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픈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었는데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가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⓷ 학생식당 외에 기숙사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자 했을 때는 기숙사에서 도보 5분 정도 가면 한 거리가 나오는데 그 곳에 여러 케밥과 피자 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중 추천할 만한 곳은 Idea pizza 라는 곳인데 트립어드바이저에도 나오고 근처 피자집 중에 가장 퀄리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거리 근처에 꽤 큰 마트가 하나 있고 또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 다이소에 해당하는 1Euro shop이 있기 때문에 파도바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각종 생활용품 등은 여기에 와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는 주로 3~4일에 한 번씩 장을 봐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침에 병원 가기 전에 시리얼과 우유, 과일 등을 챙겨먹고 갔습니다. 파도바의 시내라고 불릴법한 번화가는 기숙사나 병원에서 도보로 20분 이상 걸리며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서 갔었습니다. 그곳에는 각종 브랜드 의류매장 및 통신사 등이 있습니다. 파도바 시 규모가 체감상 춘천과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딱히 뭐가 없어서 불편하다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또한 파도바의 자랑으로 Prato della valle라는 매우 크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습니다. 낮에는 더우니 웬만하면 자전거를 이용해 가시고 해지고 난 뒤에는 도보로 운동 삼아 가도 좋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항상 아름다운 곳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5. 여행

파도바는 일단 근교에 베네치아가 있습니다. 기차로는 로컬열차로 30분 가량 소요되고 요금은 편도 4.1유로입니다. 기차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가격 또한 4유로 대부터 거의 20유로 가까이 까지 천차만별인데 소요시간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하므로 가장 저렴한 로컬열차 시간에 맞춰 이용하시면 됩니다.(1시간에 2대 정도는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Trenitalia라는 어플을 까시면 이탈리아 내에 있는 기차 이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베네치아는 가까워서 자주 가기 좋지만 베네치아 내에서 이동을 위해서 사야하는 바포레토(수상버스) 가격이 1일권에 비해 3일권(30세 이하 요금 기준)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띄엄띄엄 가는 것 보다 3일권으로 끊어서 연속해서 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Verona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흔히 줄리엣이나 오페라로 유명한 도시이며 점심 먹고 파도바에서 출발해서 베로나 구경으로 하고 저녁 먹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 정도면 적당합니다. 또 Garda 호수라는 아름다운 호수도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날을 잡지 못해 다녀오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이런 곳들은 실습이 일찍 끝나는 날 평일에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고 주말에는 좀 더 멀리 나가 피렌체, 밀라노, 제노바, 친퀘테레, 산지미냐뇨 등을 다녀왔고 어떤 주말에는 이탈리아 옆에 붙어있는 나라인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와 블레드, 피란 등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파도바에서 류블랴나 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고 대략 4시간 반 정도 소요됩니다.) 나름 파도바가 이탈리아 내에서 교통의 요지인 도시여서 다양한 도시로 바로 가는 기차와 버스가 많이 있어 여행하기에도 수월했습니다.
실습 시작 전과 실습이 다 끝난 후에도 이탈리아 여행을 총 20일 가량 했었습니다. 그 중 추천할 만한 곳은 북부의 돌로미티 지역과 남부 시칠리아 섬입니다. 두 군데 모두 각각 일주일 정도의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6. 평가

⓵ 교환학생 기간 동안 느낀 점은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다름 없이 많이 배우고자 하는 만큼 배움의 문이 열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괜히 질문하기도 위축되고 해서 교수님들이나 선생님들께 질문을 해본 적이 손에 꼽혔습니다. 그런데 파도바 병원에서 실습을 돌면서 이탈리아 학생들을 보니 아주 작고 사소한 질문거리라도 궁금하면 즉히 교수님이나 레지던트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고 또 질문을 받으신 분들 또한 기쁜 마음으로 질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면서 서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저도 후반부에는 용기를 내어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궁금한 부분을 책에서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진료하고 있는 의사 선생님들 만큼의 살아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의과대학생들은 실습을 꼭 자교 병원에서 하지 않고 EU국가 내에 있는 다양한 나라에 나가서 실습을 도는 경우가 많아 국제교류가 매우 활발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만큼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나중에 졸업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이 여러 방면으로 다양하게 나누어지는 것 같습니다.
⓶ 한국과 비교한 현지 의료 시스템의 차이점은 가장 크게 한 환자 당 진료 시간이 길다는 것입니다. 특히 외래의 경우 한국에서는 워낙 외래 환자가 밀려있어 5분 이상 진료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정말 한 환자 당 기본적으로 30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진료 동안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어 환자와의 라뽀가 매우 잘 형성되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 이 점이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나라만큼 빠른 시간 내에 진료를 보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 자체가 천성이 급하지 않고 뭐든 느긋느긋하기 때문에 그 때문에 불편감을 느끼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또 하나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이 아직까지도 대학병원에서 종이차트를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병원들은 EMR 사용이 당연시 되고 있어서 저는 처음 파도바 병원에서 실습을 시작했을 때 선생님들이 두꺼운 파일철에 환자 차트들을 모두 담아 들고 다닐 때 정말 놀랐습니다.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초음파 검사 등등 모든 검사지 들도 팩스로 전송 받고 그것을 복사하여 파일철로 모아서 들고 다녔습니다. 각 환자마다 차트는 하나씩 밖에 없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항상 모든 의료진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야 했는데 이 점이 소통의 측면에서 좋은 것 같으면서도 좀 비효율 적으로 보이기는 했습니다.
⓷ 이번 해외 임상실습을 저는 처음부터 파도바 대학교에 지원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쉽게 처음 지원했던 웁살라에서 대학 측 사정으로 인해 실습이 취소되어 파도바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 원했던 과에서 실습을 돌 수 없게 되어 처음에는 조금 실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소아 혈종 실습에서 가장 깊은 인상이 남았습니다. 물론 본인이 원래 관심이 있거나 나중에 지원하려고 하는 과에서 실습을 도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나중에 내가 의사가 되고 나서도 평생 동안 볼 일이 거의 없는 환자들을 만나고 그에 대해 배우는 것도 그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모든 과가 환자를 대하는 것과 치료에 접근해 가는 기본 방식 자체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과를 돌든지 그 일맥상통하는 부분에 집중하며 그 과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