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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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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핀란드 오울루대학 연수후기 - 오승호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6-15 17:30:33 조회수 1042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① 현지 대학에서 요구한 자료로는 cerificate of English language competence, Internship agreement, Transcript of Records, CV 가 필요하였습니다. 발급하는데 소요한 시간, 비용은 따로 없었으며, 학적증명서를 인터넷으로 받는데 1500원 가량 필요하였습니다. 학적증명서, 영어 성적 등 은 먼저 준비할 수 있었으나 Internship agreement의 경우 현지 대학에서 양식을 보내주어 작성하여야 했습니다. CV의 경우 현재 학생으로서 경력이 없으며 따로 쓸 내용이 크게 없으므로 간단하게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② contact한 현지 직원은 Tiina-Mari Murtovaara 이였으며, 매년 교환학생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메일 를 통해 연락하였으며, 궁금한 점이나 필요한 사항을 항상 질문하였으며 도착 후까지 지속적으로 연락하였습니다. 지정된 과로 직접 연결하여 주었으며, 도착한 뒤 병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2. 비자 및 항공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가게 될 경우 별도의 비자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6개월 이상 머물 경우만 학생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며, 보험이 필요합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오울루 대학의 경우 실습은 본인의 하려는 의지만큼 실습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특징으로는 현지 학생들이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실습 겸 일을 하려고 나온다는 점입니다. 현지 학생들은 출입카드를 가지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45분까지, 금요일의 경우 오후 3시 30분까지 근무하게 됩니다. 이에 맞춰 교환학생들도 함께 움직이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습활동을 하게 됩니다.
병원 실습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먼저 핀란드 의료에 대한 이해, 한국과의 분위기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핀란드는 우리나라 인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국가로 환자 수도 적으며 이에 따라 일의 양도 적은 편입니다. 의료는 공공의료로서 환자는 입원비 등만 지불하며 의료비로는 지출이 없습니다. 오울루대학 병원은 핀란드 북부 쪽에 유일하게 있는 종합 병원이라 시설 규모가 매우 큽니다. 병원 내부는 바둑판식으로 되어있는데 출입이 통제되는 쪽이 있어 길을 잃기 쉽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들과 학생들, 간호사들은 모두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처음에 컨퍼런스에 참석하였을 때 교수님이 말씀하시는데 학생과 레지던트들이 다리를 꼬고 뒤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편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었습니다. 실제로 학생에게 물어보았을 때도, 학생이 비록 교수보다 아는 것은 없지만 충돌하였을 때는 언성을 높이며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학생들도 의료 행위를 감독 없이 한다는 점입니다. 핀란드 학생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6년동안 공부를 하게 되는데 4학년 부터는 관리감독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면허가 주어진 것과 같은 것이죠.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핀란드인들의 의료에 대한 인식 덕입니다. 실습을 돌면서 관찰한 결과 환자들은 의료행위가 본인을 치료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고, 자기 아이에게 주사를 놓을 때나, 채혈을 할 때 등 호들갑을 떨지 않고 오히려 아이를 잡아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의료에 대한 이해가 잘 느껴지는 또 다른 예로는. 학생이나 교수가 하의 탈의나 직장 수지 검사를 요구할 때 망설임 없이 협조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것 이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실습을 하기에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정말 당직을 서는 인턴처럼 열심히 활동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온 한 학생은 본인이 의사인 것처럼 퇴근시간과 정해진 과에 개의치 않고 원하는 곳에서 여러 활동 등을 하였습니다. 환자들이 동양인이라서 같은 서양인들과는 다르게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였지만, 공부하러 온 학생이라고 설명해주면 모두 이해하고 협조해주셨습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입원서나 퇴원서 등을 학생이 직접 작성하기도 하지만, 접속 허가된 아이디가 없어 확인하기 힘들었으며 된다 하더라도 핀란드어로 되어있어 한계가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외래나 회진을 돌 때에도 모두 핀란드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어의 한계가 더욱 와 닿았습니다. 대략적인 정보는 교수님이나 레지던트 분들이 설명해주시기도 하나, 다들 개인차가 있었으며, 교수님이나 레지던트의 영어가 생각보다 유창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개 교수님이나 레지던트들에게 있어 우리는 언어의 차이로 일(입원서, 퇴원서 작성 등)을 시키기 힘들며, 옆에 있더라도 알아듣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본인들의 일이 바빠 학생들을 챙겨주기 힘든 상황에 놓일 경우, 실습 학생, 특히 교환학생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집니다. 병원에는 저희 학교 뿐아니라 유럽 각 지역, 및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로 교환학생으로 실습을 위해 오는데 대부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의학적인 면을 많이 배웠다기 보다는 새로운 의료환경, 새로운 의료시스템을 보는 것이 시야를 넓혀주고 배운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현지 학생들과의 교류를 뽑을 것 같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락해 보았을 때, 이처럼 많이 교류하는 경우는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단 현지 학생들과 저희는 오후에는 퇴근을 하게 되기 때문에 평일에도 병원이 끝난 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또한 현지 학생들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에서 온 교환학생들 덕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다들 있는 과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 연락하기는 힘들지만 교환 학생에게 물어봐 교환학생끼리의 톡방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현지 학생들은 낯가림이 조금 있고 수다를 많이 떨지는 않으나 정이 많고 배려심이 넘쳤습니다. 그들의 집에 초대되어 저녁식사를 많이 하였으며 같이 그들의 놀이에 끼어 도시 이곳 저곳에 놀러 다녔습니다.
저의 담당 교수님은 LEESHA로 저를 회진, 외래 참관, 수술 참관 등의 일정에 나누어 넣어 다양하게 참여하였습니다. 현지 교수님들 모두를 뵙게 된 것이 아니라 주로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있었는데, 각 담당마다 계속 바뀌어서 이름을 외우기는 힘들었습니다. 다음에 교환학생이 가더라도 같은 교수님이나 레지던트에게 배치될지 모르기 때문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거 같습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오울루 대학과 병원은 차로 약 15분 이상 떨어져 있어 학교 내 시설을 이용할 일은 없습니다. 학교 기숙사 역시 병원과 멀어 비효율 적이며 교통편이 없는 교환학생들은 방을 비우는 현지 학생들과 연결되어 그 방에 살게 되며, 현지 학생들 역시 자취방에서 병원에 출근합니다. 방의 임대료는 보통 한달에 400~500유로정도이며, 방 자체는 넓고 쾌적합니다. 오울루 내에서의 교통은 90% 자전거를 이용하게 됩니다.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으며, 차가 없는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교통 수단은 자전거입니다. 버스는 한번 탈 때 3.3유로로 매우 비싼 편이기 때문에 멀리 이동하지 않는 이상 현지 학생들 역시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살게 되는 집에 따라 버스 노선이 없을 수도 있으며, 자전거는 페이스 북 페이지인 Oulu Sale을 이용하거나 현지 학생들에게 부탁하여 빌리거나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50~100유로 정도에 중고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으며 사게 될 경우 같은 방법으로 되팔고 출국하여야 합니다.
필드 트립이나 학생 활동 역시 따로 정해져 있는 바 없으며 현지 학생들과 모여서 놀러 다니게 됩니다.
식당, 쇼핑 등 모든 것은 병원에서 자전거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city central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학생증이나 학생 증명서가 있을 경우 병원 식당을 점심에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5. 여행

제가 가있는 동안은 근처의 kemmi 공항이 공사 중이라 주말 2일동안 여행을 다니기 여의치 않았으며, 가볼 만한 근교로는 로바니에미 지역의 산타 마을이 유명하였으나 겨울에 아름답다고 하여 준기는 방문하였으나 저는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는 강 상류 쪽 친구집에 방문하여 놀았습니다.

6. 평가

1. 대한민국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의 의료 환경과 제도,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이나 노력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의 특성 역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남의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수다스럽지 않으며 낯을 가리지만 정이 많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해가 뜨지 않는 긴 겨울로 인해 자살률이 높은 나라이긴 하나 여름에 하루 종일 해가 떠있을 때 그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핀란드의 넓은 자연을 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2. 한국 의료 시스템과는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문화와 배경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핀란드는 복지가 매우 잘되어 있는 국가이며, 인구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이처럼 유지된다고 생각됩니다. 핀란드의 경우 대학생이 되면 나라에서 매달 모든 대학생에게 500유로가 제공되며 이를 이용해 대학생들은 독립하여 생활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의료는 모두 무료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픈 사람들이 병원을 찾으며 건강 염려증 환자는 본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일의 강도 역시 낮기 때문에 수평적인 관계가 유지된다고 생각되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사람도 없어 보였습니다. 병원이 나라의 기관이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일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의사들은 필요한 일을 최선을 다하여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대조되었습니다.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을 때도 의료에 대해 불만이 없는 것을 보아 단점이라고 꼽을만한 점은 없었습니다. 국가에서 책임을지지 않는 의료제도와 낮은 의료 수가, 민간 병원의 높은 업무 강도,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하관계로 인해 아랫사람에게 표출되는 히스테리를 지켜봐온 학생의 입장에서 한국의 장점을 꼽자면 빠른 일처리 정도인 것 같습니다.

3. 한적한 핀란드 오울루에서의 삶은 한국의 의료 상황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으며, 비교를 한들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매우 한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의료를 단순히 서비스라는 생각과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은 당연히 봉사를 해야한다는 국민의 이중성을 조금 바꾸려고 노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돈을 위해 상업적인 의료 행위들을 마냥 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의사들이 조금 더 사람을 살리는 쪽에 집중한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또한 대학병원에서 실습학생들의 존재를 선전하고, 다소 수치스럽거나 민망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신체진찰들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자신감 있게 진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왈가왈부 사건 사고들이 많은 사회이지만, 그렇다고 의사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한명의 의사로서 그러한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