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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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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수후기- 남혜진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11-06 11:19:45 조회수 1191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해외임상실습 수학 보고서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웁살라 대학교 코디네이터인 Caroline께서 메일을 주십니다. application 작성해서 보내면 되고 알려주는 대로 기숙사 신청도 하면 됩니다. 학생 기숙사로 배정해주고 저희는 여자 둘이라 아파트 (침실 2개, 부엌, 화장실 1개 있는 방 받았습니다. 기숙사 지원할 때 받고싶은 방 1~3순위까지 적어내는데 사실상 랜덤배정인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

1. MRSA-screening test
: 스웨덴은 항생제 내성균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이런 검사를 요구합니다.. 한국에서는 자주 하는 검사가 아니라서 동네병원, 보건소 다 물어봤지만 하는 곳이 없고 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에서 5만원정도 주고 한 것 같습니다. (진단서 떼는데도 돈이 들어서 그냥 EMR 화면 캡쳐해서 보내드렸는데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2. recent chest x-ray result
보건소 가서 하면 쌉니다.
3. vaccination : MMR, HepB, varicella, Diphtheria, Tetanus
저는 작년에 일본연수 지원할 때 항체검사를 다 했었어서 DTP만 맞고 증명서 제출했습니다. 어릴 때 접종 기록이 남아있다면 보건소 가셔서 영문 증명서 떼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비자 및 항공

비자는 따로 신청할 필요 없습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저는 응급의학과 2주, 소아과 2주 실습을 돌았습니다.

응급의학과
첫 2주는 송현언니와 같이 응급의학과를 돌았습니다. 일단 첫날(월요일)은 스코피 버디를 만나 병원과 그 근처 소개를 받고 담당 코디네이터를 만나서 실습에 관한 설명을 듣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습을 시작했는데, 아침 8시에 컨퍼런스(당직보고)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보고싶은 파트를 따라다니며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웁살라대학병원 응급실은 내과, 외과, 정형외과, 응급중환자실 파트별로 나뉘어져 있고 응급실을 담당하는 내과, 외과, 정형외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실습 스케쥴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었고 담당 교수도 따로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그날그날 아무 파트에 가서 보이는 선생님을 붙잡고 하루동안 따라다니면서 볼 수 있게 부탁드렸습니다. 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아 원하는 시간에 양해를 구하고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소아과
소아과는 소아응급실(내과, 외과 각각), 응급병동, 혈액종양으로 파트가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첫주에는 응급병동, 둘째주에는 소아응급실 내과파트에 있었습니다. 여기는 담당 교수도 정해주기 때문에 일주일동안 그분만 졸졸 따라다니면 됩니다. 아침에는 8시까지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끝나는 시간은 3~4시, 스코피 활동이 있는 날은 말씀드리면 원하는 시간에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실습 강도는 본인 하기 나름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뭘 하고싶은지 말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십니다. 병원 분위기는 매우 수평적이고 의사들끼리 직급에 관계 없이 대화를 참 많이 한다고 느꼈습니다. 컨설트를 내더라도 전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꼭 만나서 얘기를 하고 레지던트가 교수님과 상의를 하는 것도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오더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레지던트가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한국이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료를 하는 방식도 많이 달랐습니다. 스웨덴은 응급실에 한 번 방문하면 한화로 7만원 정도 비용이 나오는데, 그 돈만 내고 나면 병원에서 어떤 처치를 받더라도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의사들도 정말 최소한의 검사와 최소한의 처방을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엑스레이조차도 반드시 필요할 때만 처방하고 수액도 정말 필요한 환자가 아니면 쓰지 않고 빨리 귀가시켰습니다. 한국에서 응급실을 가면 루틴으로 하는 것들인데 한국과 스웨덴 어느쪽이 나쁘다기 보다는 극과 극인 모습이 신기했고 배울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④ 같이 실습 돈 현지 학생들과의 활동

우리가 실습을 가게 되는 7월달은 스웨덴 현지에선 방학입니다. 병원에서 웁살라 현지 학생을 마주칠 일은 없고, 스코피 프로그램으로 온 친구들은 열댓명 있었습니다. 코디네이터 선생님이 스코피 버디 학생을 저희에게도 소개시켜 주시기 때문에 스코피는 아니지만 저희들도 스코피 프로그램에 껴서 같이 놀러다닐 수 있었습니다. 스코피 학생들은 숙소도 같은 곳을 쓰고(우리숙소랑은 완전 반대편) 식권을 받아서 점심도 항상 같이 먹기 때문에(우리는 식권없음) 약간 동떨어진 느낌은 있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외국 친구들도 얼마든지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① 기숙사, 도서관, 식당 등의 학교의 전반적인 시설 및 서비스
- 학교 기숙사/사설 기숙사/민박 : 예약과정, 시설, 가격 현황
- 병원으로 가는 교통편 정보 (노선명, 소요시간, 정기권 가격 등)

학교 기숙사를 한달 신청해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달 기준이 1일부터 31일까지라서 그 전달 30일에 들어오려면 기숙사비를 두달치 내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저희는 7월1일이 일요일이었는데 그날까지 방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첫날은 웁살라역 근처 숙소를 따로 잡아야 했습니다. 기숙사비는 둘이 한 집을 받았기 때문에 돈도 합쳐서 냈고, 8600크로나(한화 110만원정도), 인당 55만원 정도 든 셈입니다. 방 설명에는 전기, 수도 별도라고 했는데 저희한텐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집 나갈 때 처음 상태와 동일하게 청소 깨끗이 하고 inspection 신청해서 받은 후 열쇠 반납하고 퇴실해야 합니다. 통과못하면 청소업체 부르는 비용을 청구한다고 하네요.
저희 숙소 (Luthagsesplanaden 27B)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방2개, 주방, 화장실은 둘이 공유하는 아파트 1채입니다. 이불과 배게도 제공되고 모든 필요한 주방용품과 청소도구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V-dala nation에 가입이 필수라고 되어 있었는데 저희는 단기라서 그런지 별말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5분정도 거리에 ICA luthagens livs라는 마트가 가장 크고 가깝습니다. 자전거로 15분 정도 거리에 조금 더 크고 싼 Willys라는 마트도 있으니 숙소 위치에 따라 골라 가시면 되겠습니다.
배정되는 숙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 숙소는 병원까지 걸어서 25분가량 걸렸습니다. 버스를 탈 수도 있는데 한번 타는데 3~4천원가량이고 한 달 정기권도 있지만 비쌉니다. 저희는 스코피 학생들과 다같이 자전거샵에 가서 한 달 대여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대여하는 비용도 싸진 않았지만(400크로나 정도..?) 등하교와 장보러 다닐 때 유용하게 썼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로 중고자전거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는데 구할수만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저렴하지 않을까 합니다.

② 필드트립, 학생 활동 등 참여한 활동 정보
③ 식당, 쇼핑, 주변 관광 등 학교 인근 지역 정보 (지도 첨부)
식사는 주로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해먹었습니다. 북유럽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데 외식비용은 비싸지만(햄버거, 케밥같은 패스트푸드 매장가서 먹으려면 보통 1만원, 편의점 물 3천원) 마트 물가는 한국이랑 비슷한 정도인 것 같습니다. 외식을 하고 싶으실 때 추천할만한 곳은 amazing thai(런치 뷔페 만원초반대), Max(햄버거집) 정도.. 제가 밖에서 잘 안먹어서..
Nation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웁살라 대학교에는 Nation이라는 학생자치기구?가 있는데, 원래는 가입을 해야 하지만 저희같은 단기 학생들은 guest card를 만들 수 있습니다. 1주일 단위로 살 수 있고 4주짜리가 130크로가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네이션마다 간단한 식사나 주류를 파는 곳도 있고 클럽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가면 현지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네이션에서 먹는 식사와 주류가 밖에서 먹는 것보다 싸고 맛도 괜찮습니다.
https://uppsalastudentbostad.com/nationsguiden
요일별로 운영하는 네이션과 행사가 다르니 확인하고 가세요. (물론 네이션을 이용할일이 없을 것 같으면 굳이 돈주고 게스트카드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주의할 점은 스웨덴은 주류판매제한이 있어서 도수3% 이상의 주류는 Systembolaget이라는 국영 주류 전문점에 가서 사야 합니다. 월~금 오후7시, 토요일 오후3시, 일요일 휴무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사두시길 바랍니다. 의외로 가격이 한국보다 싸고 종류도 많고 맛있으니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스웨덴 마트, 편의점을 제외하고 매장들이 일찍 닫고 주말에는 특히 쉬는 곳이 많으니 참고하세요.

5. 여행

웁살라는 매우 작은 도시라 볼게 많지는 않습니다. 웁살라성, 대성당과 박물관들도 여럿 있는데 찾아서 가보시면 좋겠고, 스코피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면 버디들이 좋은곳 많이 데려가줍니다.
주말에는 스톡홀름 놀러가세요. 전철로 한시간도 안걸립니다. 그런데 전철은 만원 넘으니 시간 맞으면 Flix bus 이용하세요. 한시간 정도면 갑니다. 저는 주말 이용해서 이웃 국가인 노르웨이에 트래킹 하러 다녀왔습니다. 모쪼록 주말과 실습 앞뒤 비는 시간 잘 이용해서 북유럽 여행 많이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여름 북유럽은 날씨좋고 해안지고 석양 이쁘고 아무튼 최고입니다.

6. 평가

웁살라 대학 병원에서의 4주간의 실습은 제가 이때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스웨덴의 의료는 한국처럼 처치를 할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꼭 필요한 처치만 하려고 합니다. 응급실에서 환자 한명한명 오랫동안 진료하고 여러 환자를 동시에 처치하는 등 서두르는 모습은 여기에선 보기 힘들었습니다. 환자랑만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레지던트와 교수는 서로 직급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고 대화에서도 평등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놀랐고 부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가 오랫동안 대기하는 모습, 병원에 왔는데 아무 처방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습등 단점도 보였습니다. 저는 실습에서 지식을 배워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보고 한국의 것과 비교해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에 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의 의료를 체험하고 저는 한국에서 당연하게 하던 처방이 사실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스웨덴이 복지가 아주 잘 되어 있지만 이런 단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방학 4주간을 해외실습에 투자하는 것이 시간 아깝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후배분들도 꼭 스웨덴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해외의 병원에 나가서 이런 다른 의료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