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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해외 임상실습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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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후기 - 김세진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6-15 08:55:26 조회수 1522
1. 교환학생 현지대학 신청서 작성

(1) 제출서류
1. Curriculum Vitae (English Version) : 자신을 소개하는 이력서입니다. GWU에서 요구하는 양식은 없으나 구글에 찾아보면 많이 나와 있으니 적당히 골라서 채워 넣으시면 됩니다.
2. Personal Statement : GWU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등을 써야 합니다. 영문작성이며 양식/분량 모두 제한없으나 전 A4용지 한 장 정도로 써서 냈습니다.
3. University transcript : 영문 성적표입니다. 춘천PK인 경우 학교에서 바로 발급받으면 되지만, 그 외 PK인 경우 민원 24에서 온라인으로 발급신청하면 주변 동사무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4. Two letters of Recommendation : 영문 추천서 두 부를 받아야 합니다. 저는 평촌에 계시는 지도교수님과 학생담당 교수님께 부탁드려 받았습니다. 두 분 모두 추천서를 써오라 하셨고, 읽어보시고 사인해 주셨습니다.
5. Letter of Good standing from Dean’s Office : 영문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아 보내면 됩니다.
6. Student Verification form : GWU에서 보내준 양식이 있어서 서상원교수님께서 채워주셨습니다.
7. Passport and US Visa : 여권 스캔본과 비자 발급 확인 화면을 캡쳐하여 보내면 됩니다. 비자는 온라인으로 ESTA 신청하여 발급받으면 됩니다.
8. ICEP Student aggrement : GWU에서 보내준 양식을 채우면 됩니다. 어느 과를 신청할 것인지가 가장 고민일텐데, 작년 선배들은 한 명 빼고는 모두 원하는 과를 배정받지 못했으나 금년의 경우 모두 1지망에 쓴 과를 배정받았습니다.

(2) 신청 과정
모든 연락은 Kara Woodman과 하였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굉장히 빠르고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저희는 3월 1일에 GWU로부터 메일을 받았고, 서류 제출 기한은 4월 1일이었습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서류가 있으면 Kara에게 양해를 구하면 기한을 더 줍니다. 4월 1일에 모든 서류를 제출한 후 5월 18일에 배정된 과와 함께 Acceptance letter가 메일로 왔습니다.

(3) Rotation 전 준비사항
1. NetID만들기 : 각자 조지워싱턴대학의 학번을 발급받게 되는데, 이를 이용하여 GWU email 계정을 열어야 합니다. Kara가 메일로 방법을 알려주니 그대로 하면 됩니다.
2. HIPAA training : 환자 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인터넷 강의입니다. 매 강의별로 일정 점수를 넘어야 합격이니 열심히 들으시고 이수하였다는 증명 화면을 캡쳐하여 보내면 됩니다.
3. OSHA exam :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바늘찔림 등)에 대한 자기 안전 교육입니다. 마찬가지로 시험이 있으나 강의를 모두 듣지 않더라도 제공된 PDF 파일을 보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4. MFA confidentiality agreement :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각서입니다. 사인해서 보내면 됩니다.
5. CERNER Training : OCS/EMR 사용법에 대한 강의입니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지만 강의가 꽤 길고 처방/입원 등 학생 수준에서 몰라도 되는 사용법들이 많이 있으니 화살표 따라서 그냥 열심히 누르시면 됩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사용하면 필요한 기능들은 금방 터득할 수 있습니다.
6. Immunization and health insurance documentation : 한국에서 여행자보험을 든 후 영문증명서를 받아서 보내면 됩니다.
7. White coat :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학생이 짧은 가운, 스탭/레지던트가 긴 가운을 입습니다. 가운은 22달러이며 우체국(USPS)이나 CVS에서 돈을 지불한 후 받은 money order를 가지고 갑니다. (CVS가 수수료가 가장 낮습니다.) 그러나 가운을 안 입고 다니는 의사/학생도 많으므로 각자 원하는 방법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비자 및 항공

(1) 비자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터넷으로 ESTA를 신청하면 됩니다. 미국 내 연락처는 비워두셔도 되고, 저는Kara의 연락처를 적었습니다.

(2) 항공
작년 선배들이 Acceptance letter가 나온 후에 비행기를 구하면 너무 비싸다고 해서 저희는 서류를 제출하고 바로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저는 뉴욕에서 먼저 여행을 하고 워싱턴으로 넘어갈 예정이었고, 끝나고 캐나다 여행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뉴욕 인-토론토 아웃으로 구했고, 대한항공 120만원으로 기억합니다.

3. 병원 실습 정보 (2장)

<순환기내과 기준>
(1) 병원 실습 일정 & 보고 배운 내용 & 실습 강도

1) 출근
월~금요일 8시에 순환기내과 펠로우 강의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장소는 병원 옆 의과대학 건물이나 외래 건물 내의 순환기내과센터였고, 출석 체크도 없었고 학생을 크게 신경쓰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펠로우는 10명 정도로 많은 편이었으며 7월부터 펠로우십이 시작되어 7월의 강의는 순환기 내과 기초 강의, 전반적인 사항 등으로 학생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정도였습니다. 스탭교수님들께서 각 분야별로 돌아가면서 강의를 해 주시고, 질의응답은 언제든 자유로웠습니다. 저런 것 까지 물어봐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볍거나 혹은 주제를 벗어난 질문들도 언제든 가능했습니다. 마음껏 커피는 내려 마실 수 있고 가끔 빵이나 간식 등 아침을 준비해 주시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강의는 1시간 소요되었고, 끝나면 각자 스케쥴로 해산하였습니다.

2) 병동 : Gold Team
1~2주차는 병동에 있었습니다. 골드팀이라고 불리우는 순환기 내과 응급을 전담하는 팀이었습니다. 환자가 응급실 내원시 그 날 당직 교수님 앞으로 입원하여 모든 치료를 한 교수님이 맡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고참 교수님들께서 돌아가면서 2주씩 이 팀을 맡으셨고 중간중간 필요한 시술은 그 분야의 전문 교수님이 따로 하시는 방식이었습니다. 팀은 교수님 1명, 펠로우 1명, 레지던트 4명, 인턴 4명, PA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레지던트와 인턴이 한 명씩 팀을 이뤄 환자를 관리하였고, PA는 Ditto로 처방나는 장기 입원 환자를 관리하였습니다.
오전 8시에는 그 날 듀티인 간호사들과 의사가 모여 간단한 환자 확인을 합니다. 그 후 8시 30분부터 오전 컨퍼런스가 시작됩니다. 저는 펠로우 렉처가 끝나고 갔기 때문에 9시부터 컨퍼런스에 참여하였습니다. 각자 개인 컴퓨터에 앉아서 필요한 정보들을 스스로 열어보며 이야기 하는 방식이었고, 환자보고가 끝난 후 우리나라처럼 직접 환자를 보러 갔습니다. 환자가 약 15명이라고 치면 환자 보고는 3시간 정도 하였는데, 환자에 대한 모든 사항을 세세하게 체크하였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일방적으로 오더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넌 어떻게 생각하니? 어떻게 처방해야 할까? 만일 그 치료가 실패하면 그 다음 처방은 어떻게 준비해 놓는게 좋을까?’하며 레지던트, 인턴 교육을 함께 하였습니다. 오전 컨퍼런스에 주 1회씩 약사가 참여하여 코멘트를 다는 점도 새로웠습니다. 회진시에는 환자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였고, 신체 진찰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환자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진료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환자 수는 적었고 의료진의 인력은 충분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오후에는 각자 맡은 일을 하였습니다. 제가 병원에 있는 시간동안 응급실에 환자가 오는 경우 그 초진은 학생이 직접 하였고, 레지던트가 내려와서 저희의 보고를 받고 직접 진찰을 하며 잘못한 부분은 가르쳐 주기도 하고, 학생의 의견을 묻기도 하였습니다. 입원한 환자에게 동의서를 받거나, 병원 복도를 산책시키는 일 등도 저희가 하였고, 저희 병원에 첫 내원인 경우 이전 병원에 전화하여 의무기록을 전송받는 일도 학생의 일이였습니다. 다만 어느 것 하나 학생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은 없었고, 레지던트가 ‘이런 일이 있는데 혹시 해볼래?’ 혹은 ‘도와줄 수 있니?’하며 늘 정중히 요청하였고, 너무 부담되는 일일 경우에 자신이 없다고 얘기하면 ‘괜찮아, 그럼 내가 하는 걸 볼래?’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4시 30분부터 오후 회진이 있었는데 이 시간에는 오전에 내린 오더를 확인하고 환자 상태를 간단히 보고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퇴근은 자유로웠습니다. 오전 회진이 끝난 후에 집에 가도 되었고, 오후에 몇 가지 일을 한 후 가도 되고, 오후 회진까지 다 돌고 가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학생에게 어떠한 의무도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의 모든 참여 활동은 자유롭고, 주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병동 실습이 끝난 후 자신이 초진부터 직접 본 환자 중 한 명을 정해 H&P 노트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일입니다. 병원 실습을 돌며 ppt로 만들었던 케이스를 영문 문서로 제출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초음파실
3주차는 초음파실에 있었습니다. TEE등의 검사는 직접 보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판독하는데 소요했습니다. 오전은 펠로우선생님이 검사를 판독하였고, 오후는 판독한 검사를 교수님과 다시 리뷰하며 오류를 수정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을 통해 순환기내과의 질병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것은 펠로우 선생님께서 직접 판독하셨지만, 중간중간 저희에게 초음파 소견을 물어보며 신체 진찰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초음파를 보며 직접 토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답을 말해도 질타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어서 편하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 교수님과 리뷰할 때는 학생 펠로우 구별 없이 다 같이 배우는 입장으로 교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초음파실의 장점은 정말 다양한 케이스를 볼 수 있는 점으로, 심부전, 심근경색, 판막질환을 비롯하여 Dextrocardia, 믹소마, 림포마, 타코츠보 등 책에서만 보았던 희귀한 질병까지 많이 보았습니다.
검사가 없는 시간이나 판독을 빨리 끝낸 경우 펠로우선생님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영화 ‘옥자’를 보았다는 점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환자와의 직접적인 교류는 많이 없었지만, 미국의 의료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묻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4) Cath lab
4주차는 혈관조영실이었습니다. 하루에 1~2건 정해진 스케쥴이 있었고, 그 외에는 환자가 오면 응급으로 시술을 시행하여 스케쥴 자체는 굉장히 유동적이었습니다. 혈관조영실은 미국에서 경험한 환경 중에 가장 한국과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학생이 직접 납복을 입고 들어가지는 않았고, 밖에서 모니터링만 하였으며 퇴근은 자유로웠습니다.

5) 점심 내과 컨퍼런스
매일매일 12시에 지하 1층에서 내과 컨퍼런스가 있습니다. 내과 레지던트, 인턴, 그리고 내과를 도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였고 점심이 준비되어 있어서 오전 일과가 끝나면 내려가서 밥을 먹으며 강의를 들었습니다.

6) 평가
첫 주를 제외하고 2,3,4주 월요일에 학생 담당인 Dr. Mercader와 평가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주별로 학생이 심근경색, 심부전, 판막질환을 공부해 와야했고, 간단한 oral test로 질병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증상, 검사, 진단, 치료 등 핵심적인 부분만 대답하면 되어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코멘트를 많이 해 주셨고, 궁금한 것은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2) 학생과의 교류
저는 GW학생과는 함께 실습을 돌지 않았습니다. 대신 저처럼 교환학생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Fasahat이라는 친구와 4주를 함께 하였습니다. 미국에서 레지던트를 할 생각으로 온 친구라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이전에 미국 내 다른 병원에서 실습을 돈 적이 있어서 미국 시스템에 대해 높은 이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첫 주 병동에서 제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이 친구가 많이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성적이 나온 후(4주차 월요일)부터는 아예 병원에 나오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지식도 풍부하고 환자들에게도 잘 하는 학생이라 보고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3) 순환기내과 분위기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교수와 레지던트, 인턴 간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관계였습니다. 이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얘기하자 한 펠로우가 미국 내 모든 병원과 과가 그런 것은 아니고, GWU 순환기내과가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하였습니다. 제가 있을 당시 Gold team을 맡은 교수님은 심초음파를 보시는 Dr. Lewis였는데 매우 인자한 분이셔서 병동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교수님이 계셔서 그 분이 골드팀을 맡을 때에는 컨퍼런스 중 레지던트나 인턴이 우는 일이 굉장히 잦다고 하니 늘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4. 병원/캠퍼스 생활 정보

(1) 학교 시설 및 서비스
1) 병원 : 입원 병원과 외래 병원이 따로 있습니다. 모든 건물을 출입할 때에는 신분증이 필요하며, 신분증에 관련한 사항은 Kara가 메일로 모두 알려줍니다.
2) 도서관 : 병원 바로 옆에 의과대학 건물이 있습니다. 그 안에 의과대학 도서관이 있는데 그리 넓진 않지만 쾌적하고 안락하며 필요한 책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이용하기 좋습니다. 프린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데 저는 필요가 없어서 사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3) 식당 : 병원 1층에 스타벅스와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2층에 있는 기념품점에서는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침 점심 모두 컨퍼런스에서 해결하였기 때문에 카페테리아에 갈 일은 없었습니다.

(2) 숙소
GWU에 3명의 여학생이 가게 되어서 저희는 방을 함께 구했습니다. 4월 정도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찾았습니다. 외과를 도는 친구들이 새벽에 일찍 나가야 해서 병원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인당 150만원이라는 돈이 들기는 하였지만, 병원에서 5분 거리였고 시설도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워싱턴 DC는 집값이 비싼 편인 것 같습니다. 특히 병원이 있는 지역이 GW에서도 안전하다고 소문이 난 지역이라 숙소를 구하기에 힘든 점이 있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저희 방보다 가깝고 싼 방도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아보며 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주변 관광
병원에서 서쪽으로 약 20분 정도 가면 조지타운이 나옵니다. 조지타운은 조지타운 대학교가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으로 저희는 이곳에 가서 쇼핑을 하고, 밥도 많이 먹었습니다. 조지타운에서 카약을 타는 곳이 있어 주말에 카약을 타러 가기도 하였습니다. 거리도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조지타운 내의 Baked&Wired라는 컵케익이 진짜 맛있으니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주말이나 병원이 일찍 끝나는 날이면 워싱턴 내의 스미소니안 박물관에 가서 구경하였습니다. 저희는 일정 때문에 하지 못했지만, 미리 백악관 투어나 국회의사당 투어를 알아보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루폰에서 워싱턴 관련 티켓을 찾아보면 이런 저런 행사가 많이 나옵니다. 저희는 그것을 이용해 맥주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북쪽에 위치한 동물원도 다녀오고, 워싱턴 대성당 등 이곳저곳 열심히 다닌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따라다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함께 간 학생들의 후기를 참고하시면 정확한 식당의 명칭이나 쇼핑장소가 나와 있을 것 같습니다.

5. 여행
워싱턴에 들어가기 전에 뉴욕에서 1주일, 병원 실습이 끝난 후 캐나다 2주를 여행하였습니다. 뉴욕에서는 콜롬비아로 간 친구들과 주로 여행을 하였는데, 6월 중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더웠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엔 투어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워싱턴에서 캐나다는 퀘벡-몬트리올-토론토 순서로 여행하였습니다. 워싱턴에서 퀘벡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토론토를 거쳐 환승하였고, Porter airlines을 이용하였는데 비행기가 작았지만 굉장히 편안한 여행이었습니다. 퀘벡은 이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기 때문에 방문했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훨씬 좋아서 다시 한번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총 3일간 있엇는데 볼 건 많지 않지만 분위기가 정말 예쁜 곳입니다. 다만 밤에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숙소를 잡으신다면 밤에도 사람이 많은 올드퀘벡 내로 잡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몬트리올은 퀘벡과 비슷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우아함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고, 토론토는 외국인 많은 서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6. 평가
저는 5년간 빠짐없이 교환학생 연수발표회에 참여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선배들의 발표를 들으며 늘 새로운 세계를 동경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저의 차례가 다가오니 토플, 다가오는 국시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두려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선배들이 경험한 세계를 나도 보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용기 내어 교환학생을 지원하였고,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뭐가 얼마나 다를까, 혹은 미국에서 의사할 것도 아닌데 왜 가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보면 의료 자체는 한국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된 진단 프로토콜이 있고, 치료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그들이 직업을 대하는 태도,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한국의 대학병원은 너무 바쁩니다. 온갖 환자가 대학병원으로 밀려옵니다. 의사는 눈코뜰 새 없이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오더를 내야 하고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기계적으로 오더를 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일단 Primary care physician이 있어 그들이 병을 관리하다가 더 상위 단계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보냅니다. 대학병원에서 치료한 후에는 자신의 외래로 F/U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시 환자를 그 PCP에게 보내 치료하게 합니다. 따라서 대학병원에서 관리해야하는 환자의 수가 줄어들고, 중한 환자들만 대학병원에 오기 때문에 의사가 더 집중적으로 환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에게 치료의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는 궁금한 것을 묻는 등 환자 의사 관계에서 꼭 필요한 과정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수행되고 있었습니다. 검사를 낼 때마다 이것이 꼭 필요한 검사인지, 그 후에는 또 어떤 검사를 내거나 치료를 할 것인지 미리 로드맵을 잡고 환자에게 설명한 후 치료를 합니다. 환자가 의사에게 신뢰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의사 뿐만 아니라 환자도 의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가 응급실에 온 환자에게 초진을 하러 갔을 때 저는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응급실 실습을 돌때에는 제게 ‘의사 맞느냐, 교수 오라고 해라’ 하며 면박을 주거나, 제가 학생인걸 알고 탐탁지 않아 하며 대충 대답해주는 환자를 많이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제가 한국에서 온 학생이라고 소개하자 자신의 말이 너무 빠르진 않느냐 며 아픈 와중에 저를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진찰을 할 때도 자신은 괜찮으니 하고 싶은 만큼 충분히 하라며 그래야 의사가 되어 능숙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환자도 있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동기부여도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의 의사들은 업무에 지나치게 치이지 않기 때문에 주변 동료의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아량도 있었고, 후배 의사나 학생을 챙기는 여유까지 있었습니다. 자신의 업무 시간이 끝나면 인계 후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였고, 스스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돌아와서 한국의 현실을 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상호간의 신뢰가 유지되는 병원을 직접 보고 나니, 나도 앞으로 내가 일할 병원을 이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첫날 컨퍼런스에서 저는 그들이 하는 말의 50퍼센트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나는 한국인이고, 영어는 나의 모국어가 아니고, 그러니까 내가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 이해해 줄거야.’ 하는 마음으로 미국에 갔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그들은 그런 저를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들이 자신이 맡은 일을 거리낌 없이 해 내는 것을 보며 ‘내가 못해도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 내용을 녹음해 와서 듣기도 하였고, 귀찮지 않은 선에서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큰 무리 없이 의사소통 하고, 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미국에서의 교환학생 경험은 제겐 정말 큰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잘 마치고 오니 더더욱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시길 바랍니다.